- 사람 찾겠다며 객실마다 문 열고 라이터로 화재경보기 작동 시도…방화미수·건조물수색은 무죄, 업무방해만 유죄 인정
술에 취한 상태로 여관에서 사람을 찾겠다며 객실 문을 열어보고 라이터 불로 화재경보기를 작동시키려 한 경찰관이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는 업무방해, 현주건조물방화미수, 건조물수색 혐의로 기소된 50대 경찰관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4년 9월 경남 진주시의 한 여관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사람을 찾겠다며 객실 문을 열어보고 소란을 피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사람을 찾기 위해 라이터 불을 이용해 화재경보기를 작동시키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시 A씨는 근무시간이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의 쟁점은 A씨의 행동이 각각 어떤 범죄에 해당하는지였다.
1심은 A씨에게 실제로 건물에 불을 지르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여관에서 소란을 피운 행위에 대해서는 업무방해죄를, 객실을 열어본 행위에 대해서는 건조물수색죄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항소심에서는 판단이 일부 달라졌다.
재판부는 A씨가 여관 업주 B씨의 허락을 받고 여관에 들어갔다는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건조물수색 혐의까지 무죄로 판단했다.
결국 항소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것은 업무방해 혐의였다.
A씨의 행동이 단순히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운 수준을 넘어 여관 영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력’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은 반드시 직접적인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거나 혼란하게 할 정도의 세력을 행사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방해했다면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가 문제될 수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국민의 정당한 업무 수행을 보호해야 할 경찰관이 오히려 소란을 일으켜 업무를 방해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과 여관 업주 B씨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직접적인 폭행이나 협박을 하지 않았더라도 업주의 정상적인 영업을 방해할 정도의 소란 행위가 있었다면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