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인에게 아내 행세하며 허위 진술 부탁해 경찰 수사 교란…휴대전화 포렌식 끝에 남편 불구속 기소
10대 여학생을 성추행한 뒤 지인에게 자신의 아내인 것처럼 허위 진술을 하게 해 실제 아내에게 혐의를 뒤집어씌운 60대 남성이 검찰의 보완수사 끝에 재판에 넘겨졌다.

17일 관련 보도에 따르면 전주지검 형사1부는 60대 남성 최모 씨를 아동·청소년 관련 법률상 강제추행 혐의로 지난달 31일 불구속 기소했다.
최씨는 지난해 11월4일 대전의 한 고등학교 승강기 안에서 10대 여학생 A씨에게 말을 건 뒤 신체를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을 처음 수사한 경찰은 최씨가 아닌 최씨의 아내 박모 씨를 피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수사를 거쳐 지난 1월 박씨를 성추행 사건의 피의자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이후 검찰이 사건 기록과 관련자 진술 등을 다시 확인하면서 사건의 흐름이 달라졌다.
검찰은 경찰 수사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2월 최씨를 불러 조사한 데 이어 3월에는 박씨를 상대로 보완수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자신은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남편의 부탁을 받고 자신이 현장에 있었던 것처럼 경찰에 출석해 진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후 사건 관계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고 디지털 포렌식 등을 진행해 실제 범행 과정과 관련자들의 연락 내역을 확인했다.
그 결과 검찰은 당초 피의자로 송치된 박씨가 아닌 남편 최씨가 실제 성추행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최씨가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지인 B씨를 이용해 수사기관에 허위 진술을 하게 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이 범행 직후 최씨 측을 전화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씨는 당시 옆에 있던 B씨에게 자신의 아내인 것처럼 행세해 달라고 부탁했고, B씨는 실제 범행을 저지른 사람인 것처럼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같은 진술 등을 토대로 최씨의 아내 박씨를 피의자로 특정해 검찰에 송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검찰의 보완수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수사를 혼란스럽게 하려 한 정황이 추가로 파악됐다.
최씨는 B씨에게 검사가 연락하지 못하도록 전화번호를 변경하라는 취지로 요구하는 한편 수사기관에는 오히려 B씨를 수사해 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B씨는 다른 사건으로 지명수배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 등을 토대로 지난달 22일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관련 증거가 충분히 확보돼 증거인멸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주거가 일정해 도주 우려도 크지 않다고 판단해 이틀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결국 최씨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으며, 경찰 단계에서 성추행 피의자로 송치됐던 아내 박씨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무혐의 처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