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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커피에 정액 몰래 넣어 마시게 하면 강제추행"…무죄 뒤집혔다

  • 손건 기자
  • 입력 2026.07.2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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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체 접촉 없어도 성적 자유 침해 인정…대법원, 기존 판단 변경해 파기환송

커피에 자신의 정액을 몰래 넣어 피해자가 이를 마시게 한 행위는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더라도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그동안 재물손괴죄만 인정했던 기존 판례 흐름에 변화를 준 의미 있는 판결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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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3부는 재물손괴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에서 강제추행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4년 7월 한 카페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 업주의 커피잔에 미리 준비한 자신의 정액을 몰래 넣은 뒤 피해자가 이를 마시는 모습을 지켜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커피 맛이 이상하다고 느껴 CCTV를 확인한 뒤 범행 사실을 알게 됐고, 곧바로 커피를 토해낸 후 병원에서 위세척 치료를 받았다. 이후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카페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과 2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나 폭행·협박을 수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제추행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재물손괴죄만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정액이 섞인 음료를 마시게 한 행위 자체가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이자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강제추행죄는 반드시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며, 이른바 기습추행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피고인의 행위는 겉으로는 커피잔에 대한 행위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피해자의 신체에 타인의 체액을 투입하도록 한 행위인 만큼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정액이 강한 성적 의미를 가진 체액일 뿐 아니라 감염을 매개할 가능성도 있어 피해자에게 정신적 충격뿐 아니라 신체적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이번 판결은 음료에 체액을 몰래 넣는 이른바 '음료 테러' 행위에 대해 성범죄 책임을 인정한 첫 대법원 판단으로, 향후 유사 사건의 처벌 기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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