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세 추락 환자 사망 사건 검찰 송치에 응급의학계 "현장 판단 범죄화 말라"
응급실 뺑뺑이 사건과 관련해 의료진 2명이 검찰에 송치되자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의료계는 응급환자 수용 여부는 단순 행정 판단이 아닌 의료적 판단 영역이라며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응급의료 체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16일 각각 성명을 발표하고 최근 대구경찰청이 응급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의사 2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한 결정에 우려를 표했다.
사건은 2023년 발생했다. 당시 17세 여학생이 4층 건물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은 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다른 병원으로 전원되는 과정에서 사망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망 사건으로 사회적 파장이 컸다.
경찰은 해당 환자를 수용하지 않은 과정에서 응급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의사 2명을 송치했다. 이들 중 한 명은 당시 전공의였으며 현재 군의관으로 복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료계는 당시 상황에 대한 정부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사고 직후 보건복지부가 조사를 진행했고 병원에 대한 행정처분만 있었을 뿐 의료진 개인에 대한 형사 고발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는 응급환자 수용 여부가 병상 상황, 전문의 인력, 수술 가능 여부, 중환자실 가동 상황 등 복합적인 의료 환경을 종합해 판단하는 문제라고 주장한다. 특히 응급실 의사 개인이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구조가 아니라 병원 전체 시스템과 자원 상황이 함께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환자 수용 여부 결정은 사법기관이 단순히 판단할 수 없는 고도의 의료행위"라며 "현장의 의학적 판단을 범죄로 규정할 경우 응급의료 체계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전공의에게까지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필수의료 분야를 선택하려는 젊은 의료진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응급의료 체계 문제를 개인 의료진 처벌로 해결할 수 없다며 필수의료 인력 확충과 적정 수가 보상, 응급의료 사고에 대한 제도적 보호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응급의료 현장의 구조적 한계와 의료진의 법적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향후 검찰 수사와 법원의 판단 과정에서 응급환자 수용 거부의 법적 기준과 의료진 책임 범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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