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십자 재판소원 심리 앞두고 “법관은 판결로 말한다”
대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재판소원 1호 사건과 관련해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재판소원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사법부와 헌법재판소 간 권한 관계를 둘러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은 녹십자가 제기한 재판소원 사건과 관련해 헌법재판소가 요청한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4월 해당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한 뒤 대법원에 심판회부통지를 보내고 30일 이내 답변서 제출을 요청했다.
이번 사건은 녹십자가 백신 입찰 담합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진행한 행정소송에서 최종 패소한 이후 제기한 재판소원이다. 녹십자 측은 형사재판에서는 무죄가 확정됐음에도 행정소송에서는 패소가 확정된 점을 문제 삼으며 재판청구권과 재산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다.
대법원은 구체적인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법원이 소송의 당사자처럼 답변서를 제출할 경우 재판기관의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본안 사건의 당사자가 녹십자와 공정거래위원회인 만큼 대법원이 기존 판결의 정당성을 주장할 경우 특정 당사자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향후 헌법재판소가 재판소원을 인용해 기존 판결을 취소할 경우, 사건이 다시 법원으로 돌아와 재심리될 가능성이 있어 현재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재판소원 제도의 실제 운용 과정에서 사법부와 헌법재판소의 관계를 보여주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헌법재판소가 재판소원의 범위와 심사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지, 그리고 법원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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