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탄올 소주병·죽음 암시 메모 남겼지만 “위험물 휴대 협박은 아냐”
아버지 집 앞에 치사량의 메탄올이 담긴 소주병과 죽음을 암시하는 메모를 반복적으로 두고 간 아들에게 대해 대법원이 특수협박 혐의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보복 목적 협박과 스토킹 범행에 대해서는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1부는 특수존속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사건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피고인은 2024년 3월 여러 차례에 걸쳐 아버지 집 현관문 앞에 메탄올이 담긴 소주병을 두고 간 혐의를 받았다. 소주병에는 이미 숨진 친할머니 이름으로 “엄마가 보고 싶다”는 취지의 메모도 붙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고인은 과거 아버지 폭행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었으며, 결심공판을 앞두고 합의를 시도했다가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과 2심은 특수존속협박과 보복협박,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보복 목적 범행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특수협박 혐의 부분에 대해 다른 판단을 내렸다. 특수협박죄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상태에서 상대방에게 즉각적인 위해 가능성을 느끼게 해야 성립하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현장에 머무르지 않고 물건만 두고 떠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메탄올이 담긴 소주를 실제로 마시게 하려 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 역시 현장에서 직접 위험물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법원은 반복적으로 독극물 병과 메모를 두고 간 행위 자체는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유발하는 보복 협박과 스토킹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특수협박죄 성립 요건 중 ‘위험한 물건의 휴대’와 ‘즉시 위해 가능성’ 기준을 다시 명확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실제 공포를 유발한 행위에 대해서는 스토킹처벌법과 보복협박죄를 통해 충분히 처벌 가능하다는 해석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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