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차질로 테슬라에 납품할 물량이 부족해지자 중국산 이차전지 양극재를 한국산으로 둔갑시켜 수출한 업체 임직원들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청주지법 충주지원 형사1단독은 대외무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재세능원 임원이자 중국 국적의 40대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한국인 직원 B씨 등 3명에게도 각각 벌금 500만~700만원이 선고됐습니다. 재세능원은 중국 양극재 업체 롱바이가 설립한 한국 자회사로 충북 충주에서 양극재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건은 공장 가동 초기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완제품 상당수가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서 재고가 부족해졌고, 테슬라가 요구한 납품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지자 중국 본사에서 생산한 양극재를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문제는 이 중국산 제품을 그대로 공급한 것이 아니라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바꿔 표시했다는 점입니다. A씨 등은 2023년 12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총 9차례에 걸쳐 중국산 양극재를 한국산으로 둔갑시켜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에 수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범행 과정에서는 중국산과 한국산 양극재를 섞어 다시 포장하거나 중국산 제품이 들어 있던 톤백을 한국산 제품용 톤백으로 바꾸는 이른바 ‘톤백 갈이’ 방식까지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제품에 표시된 원산지도 함께 바꾼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같은 방식으로 테슬라에 납품한 물량을 통해 얻은 부당이득은 약 33억원에 달했습니다. 재판에서는 함께 기소된 한국인 직원들이 범행에 어느 정도 가담했는지도 쟁점이 됐습니다. B씨 등은 사전에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내용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이 생산부 직원들에게 ‘톤백 갈이’ 작업을 지시하고 작업 진행 상황까지 보고받은 점 등을 근거로 범행에 가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해 수출하는 행위가 건전한 대외무역 질서뿐 아니라 국가의 국제적인 신인도에도 피해를 줄 수 있는 범죄라며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공장 완공 직후 생산설비 결함으로 납품에 차질이 생긴 상황에서 범행이 이뤄진 점과 이후 내부 통제 제도를 마련하는 등 재범 방지 조치를 취한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습니다. 결국 핵심 임원 A씨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이, 함께 가담한 직원들에게는 각각 벌금형이 선고됐습니다. 사건저널은 다양한 사건·사고 관련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