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살인 혐의 주장했지만 법원 치사 인정…성폭력 처분도 명령
여자친구를 이틀 동안 폭행하고 성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13년이 선고됐다. 검찰은 피해자를 숨지게 할 의도가 있었다며 살인 혐의를 적용했지만, 법원은 범행 과정과 이후 행동 등을 종합해 살인의 고의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여자친구인 피해자가 다른 남성과 연락했다는 이유로 약 이틀 동안 반복적으로 폭행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과정에서는 피해자가 의식을 잃은 뒤에도 A씨가 즉시 구조 조치를 하지 않고 약 1시간 동안 휴대전화로 관련 증상을 검색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A씨는 119에 신고하고 피해자의 병원 이동 과정에 동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피해자의 사망 결과와 장시간 이어진 폭행 및 성폭력 행위 등을 근거로 강도살인과 유사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하고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하지만 법원은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범행 과정에서 흉기가 사용되지 않았고, 피해자의 급소를 집중적으로 공격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은 점, 범행 이후 뒤늦게나마 구조 조치를 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살인죄 대신 강도치사죄와 유사강간치사죄를 인정해 A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또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대한 10년간 취업제한 명령도 함께 내렸다.
살인죄는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결과만으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피해자를 숨지게 하려는 고의 또는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범행을 이어간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된다.
반면 폭행이나 성폭력 등 범죄 과정에서 피해자가 사망했지만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치사죄가 적용될 수 있다. 이번 사건 역시 중대한 사망 결과가 발생했지만 법원은 범행 경위와 증거를 바탕으로 살인 의도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성폭력과 폭행으로 인한 사망 사건에서 범행의 잔혹성뿐 아니라 법적으로 인정되는 고의 여부가 형량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된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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