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피싱·도박조직에 계좌 공급해 37억 자금세탁…텔레그램 허위 진술 시나리오까지 교육
대포통장 공급 조직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대포통장 공급을 통해 보이스피싱과 불법 도박조직에 범죄 계좌를 제공한 일당 수십 명이 검거되면서 범죄 수익 세탁 구조도 드러났다.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20대 A씨 등 38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해외에 체류 중인 계좌 공급책 1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5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대구·경북 지역에서 대포계좌 78개를 모집한 뒤 보이스피싱 조직과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 등에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직은 계좌 공급책, 관리책, 모집책 등으로 역할을 세분화해 운영됐다. 모집책은 메신저 광고나 지인을 통해 계좌 명의자를 모집했고, 관리책은 접근 매체를 넘겨받아 수당을 지급했다. 이후 공급책이 범죄조직에 계좌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범행이 이어졌다.
조사 결과 일부 조직원들은 계좌 명의자들과 함께 빌라에서 합숙하며 휴대전화와 접근매체를 관리했고, 수사기관 조사에 대비해 "대출 광고를 보고 신용점수를 올리기 위해 휴대전화를 보냈다"는 허위 진술까지 사전에 교육한 것으로 드러났다. 계좌 명의자 상당수도 자신의 계좌가 범죄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범죄조직에 실제 공급된 계좌는 18개로 확인됐으며, 이를 통해 보이스피싱과 불법 도박 범죄 자금 약 37억7000만원이 세탁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현금 1억2000만원과 계좌 인증용 휴대전화 44대를 압수했으며, 나머지 계좌에 대해서도 추가 범죄 이용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대포통장을 양도하거나 모집·알선하는 행위는 단순 계좌 대여가 아니라 보이스피싱, 도박, 자금세탁 등 중대 범죄의 핵심 기반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한다. 실제 범죄 이용 사실을 알고 계좌를 제공하거나 조직적으로 모집한 경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뿐 아니라 범죄단체 관련 혐의나 자금세탁 관련 범죄까지 확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해외 공급책과 추가 공범, 여죄 여부를 계속 추적하는 한편 대포통장 유통 조직에 대한 단속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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