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간범 술집" 글 올렸다 기소…법원 무죄 선고 이유는
딸의 전 남자친구를 '강간범'이라고 지칭하는 글을 인터넷에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여성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인천지방법원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63세 여성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0년 한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딸의 전 남자친구인 B씨를 겨냥해 "강간범이 운영하는 술집", "피해자가 여러 명 있다" 등의 표현이 담긴 게시글 12건을 올린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해당 글들은 B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수 있는 내용으로 판단돼 수사가 진행됐습니다.
다만 사건에는 특이한 점도 있었습니다.
B씨는 과거 다른 여성을 상대로 한 강간치상 사건으로 재판을 받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이번 재판의 핵심은 게시글 내용의 진실 여부가 아니라 실제 작성자가 누구인지였습니다.
A씨는 수사 단계부터 자신은 컴퓨터 사용이 익숙하지 않고 블로그 접속이나 게시글 작성 방법 자체를 모른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실제 경찰 조사에서도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인터넷 환경에서 사용되는 기본 용어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더욱이 피해자인 B씨 역시 법정에서 A씨가 컴퓨터를 거의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수사 과정에서 A씨가 실제 게시글 작성자라고 단정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도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문제의 글을 직접 작성하고 게시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형사재판에서는 범죄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돼야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그러한 수준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본 것입니다.
결국 법원은 공소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명예훼손 사건에서도 게시글 내용뿐 아니라 실제 작성자를 특정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며, 작성 사실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으면 형사처벌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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