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포폰 136대 동원한 피싱조직 연계 범행…20대 관리책 2명 구속 송치
010 번호 사기 범죄가 갈수록 진화하는 가운데 해외 피싱조직과 연계해 전국 모텔에 발신번호 변작 중계소를 설치·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번 010 번호 사기 범행으로 확인된 피해 금액만 1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전기통신사업법,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20대 남성 A씨와 B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충남 천안, 경기 구리, 경남 창원·거제, 강원 강릉, 울산 등 전국 각지의 모텔을 옮겨 다니며 발신번호 변작 중계소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텔 객실 안에 대포폰 136대와 유심칩 395개를 설치한 뒤 해외 피싱조직이 국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낼 때 발신번호가 일반 휴대전화 번호인 '010'으로 표시되도록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결과 이들이 운영한 중계소를 이용한 피싱 범죄로 전국에서 39명의 피해자가 발생했으며, 피해 규모는 약 11억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피싱 조직은 공공기관이나 업체 관계자를 사칭해 선결제, 대리구매, 물품 주문 등을 요구하는 이른바 '노쇼 사기' 범행에도 해당 중계기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는 해외 조직으로부터 매달 400만~600만원 상당의 급여와 숙박비를 제공받으며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먼저 범행에 참여한 뒤 고수익을 미끼로 B씨를 끌어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경기 구리시와 충남 천안시에서 이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현장에서는 다수의 대포폰과 유심칩, 통신 장비 등이 압수됐다.
수사기관은 현재 해외 총책의 신원을 추적하는 한편 대포폰과 대포유심 제공에 관여한 명의자 90여 명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피싱 범죄가 기술적으로 고도화되면서 발신번호만으로 상대방을 신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국내 휴대전화 번호인 010으로 표시되더라도 해외 조직이 번호를 변작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010 번호로 걸려온 전화라고 해서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선입금이나 대리구매, 물품 대납 등을 요구하는 경우 반드시 사실 여부를 재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해외 피싱조직과 국내 조력자들의 연결고리를 추적하며 추가 공범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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