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스토킹 혐의로 송치한 사건에서 시작된 의문…류미래 대표변호사가 말하는 법률검토와 보완수사의 중요성
경찰에서 ‘스토킹 사건’으로 송치된 하나의 사건. 기록만 놓고 보면 피의자가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따라다니고 연락한 사건처럼 보였다. 하지만 사건 기록을 넘겨받은 당시 검사는 그 안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을 발견했다.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실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피해자가 주장한 피해는 단순한 스토킹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었다. 수사가 확대되면서 피해자가 약 20년 동안 계부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해왔다는 주장이 드러났고, 오랜 기간 이어진 가스라이팅과 성폭력 여부가 새로운 수사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류미래 전 검사는 경찰에서 넘어온 사건을 그대로 처리하지 않고 관련 법리와 기록을 다시 검토했다. 장기간 가스라이팅에 의한 준강간을 어떻게 법적으로 판단할 것인지, 경찰이 송치한 범죄와 새롭게 확인된 범죄 사이에 직접 관련성이 인정되는지 등을 검토하며 수사의 범위를 넓혔다.
비슷한 문제는 다른 사건에서도 나타났다. 류 전 검사는 경찰의 증거수집 과정에서 적절한 영장이나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아 재판에서 증거능력이 문제될 수 있는 사례를 경험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형사사건은 범인을 찾아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확보한 증거가 실제 재판에서 유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도록 수사 초기부터 법률적 검토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공동법률사무소 KY파트너스 류미래 대표변호사는 형사사건에서 수사와 재판을 완전히 분리해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범죄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처벌하는 곳은 법원이지만, 그 판단의 토대가 되는 증거와 공소사실은 결국 수사 과정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류미래 대표변호사가 중요하게 보는 첫 번째 지점은 ‘사건 기록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실제 스토킹 송치 사건에서도 기존 혐의만 놓고 사건을 판단했다면 그 뒤에 존재했던 장기간의 성폭력 피해를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기록과 피해자의 상황 사이에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추가 조사와 법률검토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증거를 언제, 어떤 절차로 확보할 것인가’다. CCTV나 디지털 자료처럼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수 있는 증거는 초기 확보 시기를 놓치는 순간 되돌리기 어렵다. 반대로 증거를 확보했더라도 영장주의와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면 재판에서 증거능력이 부정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수사 초기부터 적용할 혐의와 구성요건을 검토하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어떤 증거가 필요한지를 역산해 수사 방향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는 경찰에서 송치된 혐의에만 수사를 한정하지 않고 기록에서 새로운 범죄 가능성이 확인된다면 법적으로 추가 수사가 가능한지 검토하는 것이다. 류미래 대표변호사는 해당 사건에서 장기간 가스라이팅에 의한 준강간 법리를 검토하는 동시에 새롭게 확인된 성폭력 범죄가 검찰이 직접 수사·기소할 수 있는 ‘직접 관련성 있는 범죄’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해 공소사실을 구성했다.
네 번째는 수사의 최종 목적을 ‘송치’나 ‘기소’ 자체가 아니라 재판까지 바라보는 데 두는 것이다. 범죄의 구성요건뿐 아니라 진술의 신빙성, 증거능력, 피해 회복과 합의 등 향후 재판에서 판단될 요소까지 수사 단계에서 세밀하게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적 사기나 신종 범죄처럼 법적 구조가 복잡한 사건일수록 이러한 초기 법률검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류미래 대표변호사는 결국 수사기관의 권한을 어느 기관에 둘 것인가라는 논쟁을 넘어, 피해자와 피고인의 입장에서 누가 사건의 실체를 끝까지 확인하고 그 결과에 책임질 것인지가 형사사법제도 논의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스토킹 사건에서 시작된 보완수사는 장기간 이어진 성폭력 혐의를 추가로 밝혀내는 결과로 이어졌고, 계부는 추가 기소된 성폭력 사건에서 항소심 징역 25년을 선고받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단순히 넘어온 기록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법리와 증거를 다시 살펴본 보완수사가 사건의 실체를 밝혀낸 사례다.





